홍재호 우리로봇 Founder & CEO
Founder | 2026.06.01

홍재호 우리로봇 Founder & CEO

로봇 생태계는 연결로 성장한다

로봇산업기술사업화피지컬AI

로봇 산업은 자주 미래 기술의 언어로 이야기된다.
AI, 휴머노이드, 자동화, 피지컬 AI 같은 단어들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로봇이 인간의 일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산업 현장에서 로봇이 시장으로 들어가는 과정은 훨씬 복잡하다.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어도, 소규모 프로토타입을 넘어 시장이 원하는 가격과 품질로 대량 공급하기까지는 수많은 병목이 존재한다. 

우리로봇을 이끌고 있는 홍재호 대표는 로봇 산업에서 가장 크게 비어 있는 연결 지점을 ‘양산 생태계와의 연결’에서 찾는다. 기술이 제품이 되고, 제품이 시장에서 선택받고, 기업의 지속 가능한 매출과 일자리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술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홍재호 대표에게 로봇 산업에서 가장 크게 비어 있는 연결 지점, 로봇 기술이 실제 산업과 연결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 그리고 우리로봇이 만들고 싶은 로봇 생태계의 방향에 대해 물었다.

Q1. 우리로봇은 로봇 분야의 인재, 기술, 기업을 연결하는 방향을 갖고 있습니다.  대표님께서 보시기에 현재 로봇 산업에서 가장 크게 비어 있는 연결 지점은 무엇인가요?
"주문 생산과 소규모 프로토타입 단계에서 '대규모 양산'으로 넘어가는 연결 고리가 가장 크게 비어 있습니다."

현재 로봇산업에는 많은 자본이 흘러 들어오고 있고, 인재를 필요로 하는 곳도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의 실제 매출이나 기술사업화 전주기를 살펴보면 특정 구간에서 심각한 정체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바로 '소규모 제작에서 대규모 양산 체제로의 전환' 단계입니다.

로봇은 본질적으로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거나 모방하는 기계입니다. 그렇다 보니 기존의 인간 노동자는 물론, 이미 견고하게 자리 잡은 전통적인 공장 자동화(FA) 설비들과도 치열하게 경쟁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로봇 제품이나 서비스가 작동할 수 있는 시장은 아이템이 너무 세분화되어 있고, 수요 역시 소규모로 파편화되어 있습니다. 대규모 로봇화나 도입이 쉽게 일어나지 못하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최근 주목받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예로 들면, 이를 대량 생산하여 5년 이내에 자동차 공장 라인에 본격 투입한다는 시나리오 뒤에는 넘어야 할 장벽과 허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결국 현재 로봇 생태계에서 기술사업화가 막히는 가장 큰 병목이자 비어 있는 연결 지점은, 아이디어나 프로토타입 수준에 머무는 로봇을 시장이 원하는 가격과 품질로 대량 공급할 수 있도록 돕는 '양산 생태계와의 연결'입니다.

Q2. 로봇 산업은 기술 중심으로 많이 이야기되지만, 실제 사업화 과정에서는 사람과 조직, 현장 이해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표님께서는 로봇 기술이 실제 산업과 연결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조건이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기존 대체재를 넘어서는 '확실한 가치 증명'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견뎌내는 '조직의 힘'입니다."

로봇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과 연결되어 매출을 일으키는 '기술사업화' 과정은 사실 성공보다 실패하기가 훨씬 쉽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가 축적되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어야만 비로소 결실을 보게 됩니다. 이 험난한 과정에서 기술이 실제 산업과 연결되기 위한 필수 조건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기존 대체재를 뛰어넘는 확실한 메리트'입니다. 

인건비 상승, 노동력 부족, 안전 확보, 단순 반복 업무 기피 현상으로 인해 로봇의 쓰임이 늘어날 것은 자명합니다. 하지만 결국 현장에서 로봇이 기존 노동력이나 전통 기계 대비 확실한 차별화와 가격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지속적인 구매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고객이 로봇 서비스를 편하게 누리고, 그 가치에 기꺼이 지갑을 열게 만드는 '비용 대비 투자 효과(ROI)'를 증명하는 것이 사업화의 가장 중요한 팩트입니다.

둘째는 '사람과 조직'입니다. 

성공과 실패의 열쇠는 결국 사람이 쥐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천재적인 힘만으로는 로봇 기술사업화를 이룰 수 없습니다. 

시장에서 선택받기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조직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실패의 과정을 견디며 함께 달려가는 '단단한 조직력'이야말로 기술을 산업에 이식하는 진짜 원동력입니다.

Q3. 앞으로 우리로봇이 만들고 싶은 로봇 생태계의 모습은 무엇인가요? 단순한 매칭을 넘어, 어떤 변화에 기여하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인간을 소외시키지 않는 '속도 조절', 그리고 로봇이 인간의 위대한 동반자가 되는 '행복한 기술 생태계'입니다."

20년 전 제가 로봇 산업에 처음 발을 내디뎠을 때는 하루빨리 기술 사업화를 성공시키고, 매출과 일자리를 창출하며, '1가구 1로봇 시대'나 'AI 로봇 유토피아'가 오기를 꿈꿨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수많은 변화를 겪은 지금은 오히려 '천천히, 올바른 방향으로 로봇화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가 결합한 '피지컬 AI(Physical AI)'의 발전은 인류에게 축복이 될 수도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사회에는 실업과 패러다임 붕괴라는 거대한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습니다. 기술이 우리의 삶과 일자리를 위협하는 속도보다, 우리 사회가 일자리 전환과 실업 대책을 준비하는 속도가 더 빠르기를 바랍니다.

저는 우리로봇을 통해 로봇기술과 사회가 부작용 없이 조화를 이루도록 돕는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로봇 생태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로봇 제조사, 부품사, 소프트웨어 기업, 로봇 SI 및 서비스 업체 같은 현장 기업들과 정부, 학회, 연구소, 대학 등의 지원 기관들이 모여 로봇 생태계를 이룹니다. 우리로봇이 만들고 싶은 미래는 단순히 이들을 1:1로 이어주는 일회성 매칭을 넘어, 이 생태계가 하나의 유기적인 클러스터로 작동하게 만드는 가교가 되는 것입니다.제가 꿈꾸는 로봇 생태계의 종착지는 인간을 완전히 뛰어넘어 인간이 필요 없어지는 사회가 아닙니다. 로봇과 AI는 어디까지나 인간을 돕는 '단단한 도구'일 뿐입니다.

우리는 이 강력한 도구를 지혜롭게 사용하여, 인간이 기존의 능력으로는 도달할 수 없었던 지하, 심해, 하늘, 우주 등의 극한 환경에서 로봇과 함께 안전하게 일하며 한계를 확장하는 세상을 꿈꿉니다.

인재들이 학교에서 나와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하고,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 속에서도 조직력을 갖춰 성장하며, 소규모 프로토타입을 넘어 양산과 품질 확보의 벽을 깨고 시장에서 가치를 창출하도록 돕고 싶습니다.

우리로봇을 통해 기술이 시장의 선택을 받고, 기업은 지속 가능한 매출을 올리며, 이것이 다시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단단하고 건강한 로봇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습니다.


홍재호 대표의 답변에서 가장 중요한 문장은 분명하다.
로봇 산업은 기술만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아이디어와 프로토타입은 출발점일 뿐이다. 실제 시장에서 선택받기 위해서는 양산, 품질, 가격, ROI, 조직력, 그리고 생태계 간 연결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기술이 뛰어나도 고객이 지갑을 열 만큼의 명확한 가치가 없다면 사업화는 멈출 수밖에 없다.

그가 말하는 로봇 생태계는 인간을 대체하는 속도 경쟁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을 소외시키지 않으면서, 기술이 산업과 사회 안에서 지속 가능하게 쓰이도록 만드는 구조에 가깝다.  결국 로봇 산업의 다음 단계는 더 강한 기술만이 아니라, 기술이 시장과 사람, 조직과 사회를 만나는 방식을 설계하는 일이다.

우리로봇이 만들고자 하는 연결의 의미도 그 지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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