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 고려대학교 교수 & NeuroTx CEO
Leader | 2026.06.24

김동주 고려대학교 교수 & NeuroTx CEO

전자약의 글로벌 경쟁력은 기술보다 임상 근거와 의료현장 적용에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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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약과 디지털 헬스케어는 기술만으로 시장에 자리 잡기 어렵다. 환자의 증상과 삶의 질을 실제로 바꾸는 임상적 유효성, 장기간 지속 가능한 사용 경험, 그리고 각국 의료체계 안에서 채택될 수 있는 근거가 함께 필요하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고려대학교 교수이자 NeuroTx CEO인 김동주 대표에게 전자약을 검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기준, 그리고 한국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기 위해 넘어야 할 장벽에 대해 물었다.

Q1.교수님은 어떤 기준을 통과했을 때 “이제 연구가 아니라 제품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판단하시나요?

연구 단계에서는 새로운 생리적 신호나 기전을 확인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지만, 제품이 되기 위해서는 그 기술이 실제 임상 의사결정이나 환자의 상태를 분명히 개선해야 합니다. 

기존 치료에 비해 효과가 더 좋거나, 부작용과 비용을 줄이거나, 현재 관리가 어려운 환자군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등 명확한 임상적 가치가 있어야 합니다.

Q2.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검증 기준은 기술 성능, 임상적 유효성, 환자의 지속적 사용 경험 중 무엇인가요?

우선순위를 정한다면 임상적 유효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기술적 성취가 얼마나 대단하건, 결국 환자의 증상, 기능, 삶의 질 또는 질병 경과를 의미 있게 변화시키지 못한다면 의료기기로서의 가치는 제한적입니다. 특히 수면, 파킨슨병, 치매와 같은 영역에서는 단기적인 지표 변화보다 장기간 환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전자약은 환자가 꾸준히 사용해야 효과가 축적되기 때문에, 사용 지속성은 임상적 유효성 평가 기준의 하나라고 보아야 할듯 합니다.

Q3. 한국의 디지털 헬스케어·전자약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기 위해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장벽은 기술 수준이 아니라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근래 일본,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입 노력을 하다보니, 가장 큰 장벽은 기술 수준 자체보다는 임상 근거를 만들고 이를 각국의 의료체계 안에서 채택되도록 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알고리즘이나 디바이스를 만드는 것과, 다기관 임상시험을 통해 재현 가능한 효과를 입증하고 규제기관·의료진·보험자에게 그 가치를 설명하는 것은 전혀 다른 역량입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기술의 수출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근거와 실제 의료현장에 적용 가능한 치료 모델의 수출이라고 생각합니다.

Q4. 현재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NeuroTx의 전자약 제품은 무엇인가요?

 의료기기 제품군의 경우 앞서 말씀드린 대로 현지의 근거 생성 단계에 있습니다. 한편 헬스케어 제품으로는 양질의 수면을 제공하기 위한 WillSleep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잠이란, 단순히 눈을 감고, 몸을 이완시키고, 혼잡했던 뇌를 멈추는 것이라 생각하십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생각해 볼까요. 하루 종일 사용하면 배터리가 방전되어 충전이 필요하겠죠? 보통 충전은 '전기를 채우는 것'이라고만 생각하지만, 사실 충전하는 동안 생각보다 많은 일이 일어납니다. 시스템 점검, 캐시 메모리 삭제 등, 스마트폰을 오래, 멀쩡히 쓰기 위해 필요한 중요한 일들이 벌어지지요. 잠도 똑같습니다. 뇌를 쉬게도 하지만, 우리 몸과 뇌의 각종 조절 시스템을 점검하고 정상 상태로 회복시켜주는 것이 진짜 핵심입니다.

Q5. 전자약으로써 수면제와 기능상 크게 다른 점이 있나요?

사실, 수면제의 문제는 중독성·부작용 이슈를 차치하더라도, 이런 회복과정을 돕는다기보다는 '스위치를 끄고 충전하는' 식의 수면을 제공하는 데에 있습니다. 

좋은 잠은 단순히 오래 자거나 빨리 잠드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회복 과정이 자연스럽고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는 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회복을 위해서는 여러 기전이 필요한데, 특히 비 렘(non-REM) 수면단계에서 나타나는 서파 (Slow oscillation)와 수면방추파 (Sleep spindle)가 적절한 시점에 조화를 이루는 현상은 기억과 학습, 다음 날의 인지 기능에 중요한 수면의 요소입니다. 이런 서파와 수면방추파의 커플링이야말로 기억의 형성 및 고착을 가능케하고, 해마의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다음날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핵심 기전입니다.

나아가, 이 서파-수면방추파 커플링은 깊은 수면 단계에서 일어나는 뇌내 노폐물 제거는 중장년 이후 건강한 뇌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 메카니즘이기도 하며, 심지어 악기 연주, 스포츠 동작 같은 운동 기억(Motor memory), 혹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 사고력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즉 신경과학적으로 바람직한, '제대로 된 수면'의 반석이죠. 그리고 WillSleep은 제대로 된 수면을 제공하기 위해 제작되었습니다. 단순히 일시적으로 잠이 들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체신호와 사용자의 수면 패턴을 분석해 현재 상태에 맞는 개인화된 자극과 수면 관리 경험을 제공합니다. 

NeuroTx는 WillSleep을 수면에 어려움이 있는 분들만을 위한 제품이 아니라, 더 잘 배우고, 더 잘 회복하고,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일상적인 신경건강 솔루션으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결국 전자약의 글로벌 진출은 기술을 해외에 소개하는 일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임상 근거와 실제 의료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치료 모델을 함께 증명하는 과정이다.

김동주 대표의 관점은 한국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무엇을 먼저 준비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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