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님은 CRM Account Manager로 일하며 고객사 온보딩, 캠페인 운영, 성과 리포트, 데이터 분석 업무를 경험했습니다.

반복되는 온보딩 미팅과 수동 데이터 추출은 CRM 실무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쓰게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AI 에이전트와 자동화 시스템을 적용하면서, 단순 추출보다 데이터의 맥락을 해석하고 다음 액션을 설계하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CRM 실무자가 AI를 업무 안에 적용하며 느낀 변화와, 앞으로 마케팅 실무자에게 필요한 역량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Q1. CRM 실무를 하면서 가장 반복적이거나 비효율적이라고 느꼈던 업무는 무엇이었나요?

CRM 실무를 하면서 반복적이라고 느꼈던 업무는 크게 두 가지였어요.

1) 온보딩 미팅의 반복

 CRM 기능과 캠페인 운영 방향을 설명하는 미팅이 고객사 마다 계속 반복됐는데, 동료들과 함께 온보딩 영상을 만들고, 대시보드 UI·UX를 개편하고, 유저 가이딩 툴도 도입해봤지만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는 않았어요. 결국 세 번의 개편을 거쳐 그 과정에서 쌓인 인사이트와 Account Manager들의 노하우를 담은 AI 에이전트를 도입하게 됐고, 지금은 많은 고객사들이 에이전트를 통해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2) 성과 데이터를 수동으로 추출하는 작업

이전 회사에서 상위 고객사 운영을 담당할 때, 회원수·세션·전환율 같은 기본 데이터를 매번 수동으로 추출하고 캠페인 성과 리포트를 만드는 데 상당한 시간이 들었어요. 기간이 달라지거나 추출 범위가 조금만 바뀌어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거든요.
호스팅사나 솔루션 대시보드에서도 확인할 수는 있었지만, 데이터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서 전체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성장을 위해 어떤 숫자에 집중해야 하는지 파악하기가 어려웠어요. 캠페인 성과 리포트 역시 단순한 결과 전달보다 운영 전후의 전반적인 사이트 흐름을 함께 전달해야 했는데, 추출과 해석에 드는 시간이 꽤 컸어요.
지금은 AI 에이전트를 통해 고객사 스스로 데이터를 해석하고 다음 액션으로 이어갈 수 있는 구조로 바뀌었고, 그 변화가 실무에서 가장 크게 체감되는 부분입니다

Q2. 캠페인 분석, 보고, 자료 정리 같은 업무에 AI를 적용하면서 실제로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가장 달라진 건 데이터를 한 겹 더 깊이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예전엔 리포트 하나를 만들려면 여러 대시보드를 오가며 데이터를 모으고, 맥락을 붙이는 데 시간이 꽤 걸렸어요. 지금은 "추출에 드는 시간이 약 50% 이상 줄었고, 확보된 시간으로 맥락을 완성시킬 데이터를 추가로 분석하기 시작"했어요.

메시지 발송을 자주 하는 고객사의 경우엔, 리포트 추출 에이전트 하위로 해당 고객사 전용 리포트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어요. 제가 따로 만든 고객사 전용 프롬프트와 Claude 자체 해석이 담긴 초안이 매일 오전 Notion에 자동으로 업데이트 되면, 저는 그 문서를 읽고 어떤 부분을 수정하거나 추가할지만 판단했어요. 추출이 아니라 "해석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거예요.

그리고 고객사 내부 데이터 외에 외부 맥락 데이터를 함께 엮기 시작한 것도 큰 변화였어요. 

대표적인 예는 날씨 API 연동이였어요
의류·아웃도어 카테고리 고객사의 경우, 기온 변화와 강수 패턴을 캠페인 발송 타이밍과 연결해봤어요. 기온이 주간 평균 대비 5도 이상 급락하는 날 전후로 아우터 카테고리 클릭률이 유의미하게 올라가는 패턴이 보였거든요. 이를 기반으로 날씨 트리거 자동화 캠페인을 설계했어요. 단순히 "날씨가 추우면 아우터를 보내자"가 아니라, 기온 변화 속도와 직전 구매 이력을 함께 봐서 타겟을 좁혔어요. 타겟 상품 선정 과정에서는 재고 데이터와 신상품 출시 여부도 고객사와 함께 논의했고요.

이런 실험을 반복하면서 자연스럽게 캠페인을 레벨화하게 됐어요. 성과가 검증된 상위 레벨 캠페인은 고정적으로 운영하고, 중간 레벨은 실험 조건만 살짝 바꿔가며 계속 테스트했어요. 하위 레벨 사례들은 킵해뒀다가 캠페인의 첫 단추부터 다시 설계해서 재 시도해보는 방향으로요. 단순히 실험을 쌓는 게 아닌, 운영 체계로 만들어가는 과정이었어요.

물론 막힌 지점도 있었어요. 예보에 없던 갑작스러운 눈이나 비 같은 이벤트에 실시간 트리거 캠페인을 연결하고 싶었지만, 혼자만의 기술로는 한계가 있었어요. 아직도 그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아있어요.

외부 데이터를 엮는 시도는 팀 안에서도 이어졌어요. 이전 회사 슬랙 전체 채널에 매주 월요일 오전 9시, 국내·미국·일본의 업종별 최신 뉴스가 자동으로 올라오는 시스템을 만들었어요. 단순한 뉴스 모음이 아니라, 1~2줄의 인사이트와 뉴스 링크, 그리고 대표 고객사 중 어떤 캠페인과 연결해보면 좋을지까지 담겼어요. 처음엔 국내 뉴스만 수집했는데, 미국, 일본 파트에서도 추가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글로벌로 확장됐어요. 

팀 전체가 같은 외부 맥락을 공유하면서 캠페인 아이디어를 꺼내는 속도 자체가 달라졌어요.

Q3. 퇴사 후 다음 스텝을 준비하면서, 앞으로 CRM이나 마케팅 실무자는 어떤 역량을 더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퇴사 후에 오히려 이 질문을 제일 많이 스스로 했어요.
앞으로 CRM·마케팅 실무자에게 필요한 건 "AI를 쓸 줄 아는 것"이 아니라 "AI를 내 업무와 어떻게 연결할지 아는 것" 이라고 생각해요.
요즘 캠페인 분석이나 리포트 초안 작성은 누구나 AI로 빠르게 뽑을 수 있어요. 그 자체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는 이미 지났고, 앞으로는 두 가지가 진짜 차별점이 될 거라고 봐요.

1) 비즈니스 맥락과 데이터를 연결하는 판단력

AI가 뽑아준 숫자가 "맞는 숫자"인지, 고객사 상황이나 업종 특성을 감안했을 때 "의미 있는 숫자"인지를 구분하는 능력이요. 데이터를 읽는 게 아니라, 데이터에 질문을 던지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2) 고객의 언어로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멋진 대시보드와 업무 용어로 설명하는 것보다, 그 숫자가 고객사 입장에서 어떤 의사결정으로 이어져야 하는지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주는 역량이요. 실무를 하면서 느낀 건, 클라이언트는 "좋은 데이터"가 아니라 "다음에 뭘 해야 하는지"를 원한다는 거였어요.
AI가 반복 업무를 흡수할수록, 실무자에게 남는 건 결국 판단과 설득이에요. 그 두 가지를 키우기 위해 요즘은 여러 모임에 참여하며 실제 진행했던 사례들을 꺼내놓고 얘기하고 있어요. 다른 사람의 맥락에서 내 경험을 설명하는 훈련이 되더라고요. 관련 책이나 강의도 찾아보고 있는데, 결국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비슷해요. 좋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좋은 판단을 한다고요. 그게 지금 제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부분이에요.



이유진님의 이야기는 AI가 실무자의 일을 단순히 대신하는 도구가 아니라, 업무의 중심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반복적인 데이터 추출과 리포트 작성이 줄어들수록, 실무자에게 더 중요해지는 것은 숫자를 해석하는 판단력과 고객의 언어로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입니다.

AI를 잘 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AI를 자신의 업무 흐름 안에 어떻게 연결할지 아는 일입니다. 

결국 CRM과 마케팅 실무자의 역할은 실행자에서 판단하고 설득하는 사람으로 조금씩 이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