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아 Financial Planning Analyst
People | 2026.06.23

안선아 Financial Planning Analyst

프랑스계 글로벌 기업의 재무 현장에서 AI를 활용하며, 숫자를 의사결정으로 연결하는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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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재무 업무의 속도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기업의 재무 조직에서는 뉴스 분석, 엑셀 자동화, 보고서 초안 작성처럼 반복적이고 형식이 있는 업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줄이느냐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숫자의 원인을 해석하고, 비즈니스 맥락과 연결해 판단하고, 그 결과를 의사결정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영역에 남아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다쏘시스템에서 FP&A 업무를 담당하는 안선아 님에게 AI를 재무 업무에 실제로 써보며 체감한 변화, AI를 잘 쓰기 위해 먼저 정리해야 하는 업무의 구조, 그리고 앞으로 재무 담당자에게 더 중요해질 역량에 대해 물었다.

Q1. 재무 업무에서 AI를 직접 써보면서, 생각보다 도움이 됐던 업무와 아직 어렵다고 느낀 업무는 무엇이었나요?
생각보다 훨씬 도움이 됐던 건 크게 세 가지였어요.

첫 번째는 뉴스 분석 집계입니다.

FP&A 업무를 하다 보면 거시경제 흐름이나 고객사 동향을 꾸준히 파악해야 하는데, 예전엔 매번 관련 기사를 하나하나 찾아 읽고 직접 정리하는 게 꽤 번거로웠어요. 그런데 AI를 활용하면서부터는 특정 키워드나 주제를 던지면 주요 이슈를 빠르게 요약해주니까, 저는 그 내용을 바탕으로 판단하고 해석하는 데만 집중할 수 있게 됐어요.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시간이 줄어드니까 업무 흐름 자체가 훨씬 가벼워졌어요.

두 번째는 엑셀 데이터 자동화입니다.

FP&A는 엑셀을 정말 많이 쓰는데, 매달 반복적으로 돌려야 하는 리포트나 복잡한 수식 구조를 새로 짜야 할 때 AI한테 물어보면 높은 정확도로 만들어줘요. 특히 피벗테이블 구조 설계나 XLOOKUP, INDEX-MATCH 같은 중첩 수식 또는 Power BI에서 DAX 수식을 짤 때처럼 익숙하지 않은 기능을 써야 할 때 진입 장벽이 많이 낮아진 게 체감돼요. 예전에는 구글링하거나 동료한테 물어보면서 해결하던 걸 이제는 AI와 대화하듯 빠르게 해결하게 됐어요.

세 번째는 보고서 초안 작성입니다. 

숫자는 이미 제가 다 갖고 있는데, 그걸 경영진이 읽기 좋은 언어로 자연스럽게 풀어쓰는 게 사실 꽤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거든요. AI한테 데이터와 맥락을 주고 코멘터리 초안을 부탁하면, 완벽하진 않지만 제가 편집하기 좋은 수준으로 뽑아줘요. 처음부터 빈 화면을 채우는 것보다 훨씬 편하고, 덕분에 보고서 완성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어요.

반면 아직 어렵다고 느끼는 건 맥락과 판단이 필요한 영역이에요. 

"이 숫자가 왜 이렇게 나왔는지"를 파악하는 분석, 그러니까 단순히 수치를 읽는 게 아니라 비즈니스 상황과 연결해서 해석하는 부분은 AI가 아직 많이 부족해요. 회사 내부 사정, 세일즈 파이프라인의 분위기, 팀 간의 미묘한 이슈들은 AI가 알 수 없는 영역이니까요. 그런 맥락 없이 나온 분석은 결국 제가 다시 검토하고 손봐야 해서,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릴 때도 있었어요. 

AI가 그럴듯하게 써줬는데 실제 상황이랑 다른 경우도 몇 번 겪고 나서, 결과물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걸 확실히 느꼈어요.

Q2. AI를 잘 쓰려면 프롬프트보다 먼저 업무를 구조화해야 한다고 쓰셨는데, 실제로 업무를 정리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저는 항상 "이 업무의 아웃풋이 뭔가"를 먼저 정의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AI한테 뭔가를 시키기 전에, 내가 원하는 결과물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으면 프롬프트를 아무리 잘 써도 결국 소용이 없더라고요. 예를 들어 그냥 "예산 분석해줘"가 아니라, "전분기 대비 비용 증감 원인을 항목별로 정리하고, 경영진 보고용으로 3줄 요약해줘"처럼 아웃풋의 형태와 목적까지 머릿속에 그려진 다음에 AI를 쓰는 거예요. 이 과정 자체가 사실 업무를 구조화하는 첫 번째 단계예요.

그 다음으로 중요하게 보는 건 "어디까지가 AI가 할 수 있는 영역인가"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업무를 잘게 쪼개다 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요. 반복적이고 형식이 있는 파트, 그리고 판단과 해석이 필요한 파트예요. 전자는 과감하게 AI한테 넘기고, 후자는 제가 집중하는 식으로 역할을 나누는 게 핵심이에요. 이 구분 없이 AI를 쓰면 결과물을 다 다시 손봐야 하는 상황이 생기고, 그러면 효율이 오히려 떨어져요. 처음에는 이 경계를 잘 몰라서 AI한테 너무 많은 걸 기대했다가 실망한 적도 있었는데, 몇 번 써보면서 자연스럽게 감이 생기더라고요.

세 번째는 인풋의 품질입니다. 
저는 AI를 쓰기 전에 데이터를 먼저 깔끔하게 정리하고, 맥락 설명도 최대한 구체적으로 줘요. 단순히 숫자만 던지는 게 아니라, 이 데이터가 어떤 상황에서 나온 건지 배경 정보를 함께 넣어주면 AI가 훨씬 맥락에 맞는 결과를 뽑아줘요. 

결국 AI를 잘 쓰는 건 프롬프트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내 업무를 내가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느냐의 문제더라고요.

Q3. AI가 재무 담당자의 일을 대신한다기보다 보조하게 된다면, 앞으로 재무 담당자에게 더 중요해질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앞으로 재무 담당자에게 더 중요해질 역량은 감응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숫자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으로 이끌어내는 힘이요. 단순히 분석하고 보고하는 걸 넘어서, 그 숫자가 의사결정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능력이에요. 아무리 정확한 분석을 해도 경영진이 움직이지 않거나, 현업 팀이 숫자를 자기 이야기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결국 의미가 없잖아요. 저도 공들여 만든 보고서가 회의에서 한 번 훑고 끝나는 경험을 해보고 나서, 분석의 정확도만큼이나 전달의 감응력이 중요하다는 걸 실감했어요.

그리고 그 감응력은 탄탄한 재무 도메인 지식 위에서만 진짜 힘을 가진다고 생각해요. 숫자의 맥락을 깊이 이해하는 사람만이 그걸 이야기로 만들 수 있으니까요. AI가 데이터를 정리하고 분석하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겠지만, 그 결과물에 의미를 부여하고 사람을 움직이는 건 도메인을 갖춘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에요. 결국 도구가 아무리 좋아져도 그 도구로 무엇을 할지 결정하는 건 사람이에요. 

AI 시대일수록 감응력처럼 가장 사람다운 역량이 오히려 더 희소해지고, 그래서 더 값어치 있어질 거라고 생각해요.


AI는 재무 담당자의 일을 단순히 대신하는 도구가 아니다. 오히려 반복적인 정리와 초안 작업을 줄여주면서, 사람이 더 깊은 판단과 해석에 집중하게 만든다.

앞으로 재무 담당자의 가치는 숫자를 얼마나 빠르게 정리하느냐보다, 그 숫자가 왜 움직였는지 설명하고, 조직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설득하는 힘에서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프랑스계 글로벌 기업의 재무 현장에서 AI를 직접 활용하고 있는 안선아 님의 관점은, AI 시대의 재무 역량이 계산 능력만이 아니라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고 사람을 움직이는 능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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