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약과 디지털 헬스케어는 기술만으로 시장에 자리 잡기 어렵다. 환자의 증상과 삶의 질을 실제로 바꾸는 임상적 유효성, 장기간 지속 가능한 사용 경험, 그리고 각국 의료체계 안에서 채택될 수 있는 근거가 함께 필요하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고려대학교 교수이자 NeuroTx CEO인 김동주 대표에게 전자약을 검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기준, 그리고 한국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기 위해 넘어야 할 장벽에 대해 물었다.
Q1.교수님은 어떤 기준을 통과했을 때 “이제 연구가 아니라 제품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판단하시나요?
연구 단계에서는 새로운 생리적 신호나 기전을 확인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지만, 제품이 되기 위해서는 그 기술이 실제 임상 의사결정이나 환자의 상태를 분명히 개선해야 합니다.
기존 치료에 비해 효과가 더 좋거나, 부작용과 비용을 줄이거나, 현재 관리가 어려운 환자군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등 명확한 임상적 가치가 있어야 합니다.
Q2.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검증 기준은 기술 성능, 임상적 유효성, 환자의 지속적 사용 경험 중 무엇인가요?
우선순위를 정한다면 임상적 유효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기술적 성취가 얼마나 대단하건, 결국 환자의 증상, 기능, 삶의 질 또는 질병 경과를 의미 있게 변화시키지 못한다면 의료기기로서의 가치는 제한적입니다. 특히 수면, 파킨슨병, 치매와 같은 영역에서는 단기적인 지표 변화보다 장기간 환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전자약은 환자가 꾸준히 사용해야 효과가 축적되기 때문에, 사용 지속성은 임상적 유효성 평가 기준의 하나라고 보아야 할듯 합니다.
Q3. 한국의 디지털 헬스케어·전자약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기 위해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장벽은 기술 수준이 아니라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근래 일본,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입 노력을 하다보니, 가장 큰 장벽은 기술 수준 자체보다는 임상 근거를 만들고 이를 각국의 의료체계 안에서 채택되도록 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알고리즘이나 디바이스를 만드는 것과, 다기관 임상시험을 통해 재현 가능한 효과를 입증하고 규제기관·의료진·보험자에게 그 가치를 설명하는 것은 전혀 다른 역량입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기술의 수출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근거와 실제 의료현장에 적용 가능한 치료 모델의 수출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전자약의 글로벌 진출은 기술을 해외에 소개하는 일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임상 근거와 실제 의료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치료 모델을 함께 증명하는 과정이다.
김동주 대표의 관점은 한국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무엇을 먼저 준비해야 하는지 보여준다.